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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진 결과

[행진후기] 충남 홍성 대행진(12/10)

by mihymae 2022. 1. 11.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충남 일정의 마지막 행선지는 바로 유기농과 축산으로 잘 알려진 홍성입니다. 

 

 

도보행진을 위해 홍주성 홍화문 앞에 사람들이 모였고, 곧 풍물패를 앞세워 '농촌주민의 행복권 보장', 마을공동체 기본수당을 도입하라!', '공익적 직접지불 확대!' 등의 구호가 적힌 손펼침막을 들고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홍성 도보행진은 홍화문 앞에서 시작해 민회장소인 홍성군청에서 마무리됐습니다. 짧은 거리였지만 성곽과 고목, 오후의 햇살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그렸습니다.

 

 


 

가수 송인효(왼쪽)과 도올 김용옥(오른쪽)
캘리그라피 작가 이은희

 

홍성민회는 홍성 홍동면에 위치한 풀무학교를 졸업한 가수 송인효 님의 노래 <호랑이>로 시작됐습니다. 송인효 님의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무대 한켠에서는 이은희 작가와 도올 김용옥이 '농촌행복 국민행복 홍성에서 시작합니다'라는 글귀를 썼습니다. 

 

사회를 맡은 조대성 홍성유기농영농조합법인 대표(왼쪽)와 개회인사 중인 정상진 홍성군친환경농업협회 회장(오른쪽)

 

이제 축산 분야의 성장을 멈추어야 합니다.
동물복지형으로 전환하면서 보다 안전한 축산물로 전환해야 합니다.

 

홍성한우 유명하죠. 그동안의 민회에서도 축산이 언급되긴 했지만 홍성민회에서는 축산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보다 깊이있는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정상진 홍성군친환경농업협회 회장에 의하면 홍성 인구가 약 10만 명인데 한우가 5만여 두, 돼지는 65만 두가 사육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수입곡물에 의존한 축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면서 가축분뇨를 경종농업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축산업계의 저항이 강렬한 상황에서 수입 곡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축산을 적정한 규모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홍성 장곡면 신동리의 오필승 이장은 "앞으로는 축산을 총량제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면적당 사육두수와 분뇨 총량제가 도입해 동물복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축산물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해 걷힌 돈으로 축산물 생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축산 문제에 대해 소빈 박진도는 "외국에서 사료 수입해가지고 대규모 공장식으로 생산하는 축산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한우 쪽에서는 적정 두수를 정하는 등의 변화 움직임이 있으나 대규모 자본이 개입돼 있는 양돈은 의견이 잘 모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의 축산방식의 개선 방안으로 축산에서 나온 분뇨를 땅에 돌려보내고 땅에서 나온 곡물을 다시 축산 사료로 쓰는 순환농법이 있지만 현재 나오는 축산 분뇨의 양이 순환농법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많은 양분 불균형의 상태라고 지적하며 균형을 이루는 범위까지는 축산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발언중인 참석자들

 

양상추 없는 햄버거가 먹을거리로 등장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부여먹거리연대 준비위의 정천귀 운영위원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으로 이제는 예측불가능한 깜깜이 농사를 지어야 한다며 한쪽에서는 양상추 흉작으로 양상추 없는 햄버거가 등장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생강이 풍년이 들어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제 농촌도 기후위기에 적응하는 것만을 이야기할 게 아니라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진지하게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며 생산방식(저탄소 자원순환 농법)과 소비방식(로컬푸드 소비, 육식 줄이기, 낭비 줄이기), 정부정책(농촌생활 보장, 친환경 농업 육성, 중소농업 중심)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충남 서산에서 참석한 전량배 님은 그동안 농어민들이 농정의 객체로 농정이 가는 방향을 쫓아가는 존재였다며 앞으로는 이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농산어촌 개벽의 주체인 국민들과 농어민들이 어떻게 합의할 것인지, 삼강오략이 제시하는 방략을 어떻게 이루어 갈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며, 현재 농업과 관련된 교육이 없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홍성 광천읍의 청년농부 조대희 님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비농업인의 비율이 95-97% 정도 된다며, "풀을 뽑아본 적도 없고 흙을 만져본 적도 없는 사람이 국방 예산을 증액하는 데에는 공감할 수 있어도 농업 예산을 증액하는 데에는 공감할 수 없는 이유는 농촌에 살아본 적이 없어 농업의 중요성과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 농촌 거주형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농업과 농촌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쌓는다면 성인이 됐을 때 농어민에 대해 역지사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홍성 홍동면 주민 주형로 님은 정규교육과정에서 농업과 환경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발언중인 참석자들

 

유기사회, 유기교육, 유기농업
모든 부분에서 유기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홍순명 전 풀무학교 교장은 지역과 선순환하며 유기농을 실천하고 지역의 인재를 배출하는 유기농대학에서 농민이 보통교육을 받고 전문적인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대학을 전공권역별로 분산하여 지역도시를 육성하고 대안학교는 인성교육과 직업교육을 실시하며 지역인재를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협동조합 행복농장을 운영하는 최정선 대표는 성인 만성정신질환자, 발달장애 아동, 대안학교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돌봄과 교육,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농업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요, 그는 사회적농업에 대한 이해와 지원이 부족한 상황으로 앞으로 사회적농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관련해 주정모 홍성 홍동면 주민자치회장은 주민자치회 활동 또는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자치위원에게 소정의 인건비를 지급해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지자체들이 주민자치 강화를 강조하면서도 주민자치회를 위한 정례적인 예산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주민자치회와 행정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충남마을만들기협의회 권영진 회장은 농촌마을 민주주의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농산어촌 연수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시설의 유지 및 관리, 경관 관리, 문화복지 활동 경비로 쓸 수 있는 마을공동체 기본수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발언중인 참석자들

 

홍성민회에서는 깜짝 게스트가 등장했는데요, 바로 배우 김응수 님입니다. 충남 서천이 고향인 그는 충남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당초 홍성민회에 직접 참석하려 했지만 바쁜 드라마 일정 때문에 전화통화로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농촌이 지금 어느 정도 병이 들어 있는지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먹는 문제죠. 사람은 먹어야 사니까. 그리고 모든 생명이 있는 생명체들도 다 먹고 살아야 되는데 이 먹을거리가 지금 상당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래서 이 인류를 살리는 것은 역시 농촌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홍성민회 후 민회에서 나온 발언들이 잘 정리된 홍성 선언문을 다같이 낭독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홍성 선언문에는 기후위기, 축산, 농정, 소비자, 농업교육, 마을 민주주의, 주민자치 등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가 담겼습니다. 참석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힘찬 목소리로 낭독했습니다. 

 

하나, 기후위기 시대에 농업의 생산방식도 국민의 소비방식도 농정의 틀도 모두 전환하라.
하나, 대전환 시대에 농민을 준공무원으로 대우하며 국가 책임의 농정을 실천하라. 
하나,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친환경, 동물복지형 축산으로 전환하라.
하나, 농업의 사회적 기능을 복원하고, 농촌복지 정책과 결합하는 사회적 농업을 육성하라.
하나, 농민도 전문적인 실력을 갖출 수 있는 학력인정 유기농대학을 홍성에 설립하자.
하나, 도시 청소년들이 방학기간 중의 농촌 거주형 농업체험 기회를 적극 제공해라.
하나, 청년귀농인들을 위해 농지은행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라.
하나,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읍·면 주민자치회의 법적 권한을 인정하고 예산을 지원하라.
하나, 농촌 행정리 제도를 개혁하고 마을 민주주의 교육을 실시하라.
하나, 마을공동체기본법 제정과 중간지원조직 활성화, 농산어촌 연수원 설립을 추진하라.
하나,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매년 정액을 지원하는 마을기본예산(수당) 제도를 신설해라.
하나, 자치분권을 통해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농업·농촌 예산을 확대해라.

- '홍성 선언문' 중에서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홍성민회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는 1월 19일에는 전국 8도 농산어촌 주민들의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으는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서울행진이 개최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10월 26일부터 12월 15일까지 진행된 모든 지역별 민회 생중계분은 유튜브 '(재)지역재단' 채널에서, 지역별 대행진 결과 요약본은 유튜브 '도올TV'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도올TV릴레이 홍성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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