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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진 결과

[행진후기] 충남 아산 대행진(12/9)

by mihymae 2022. 1. 10.

12월 9일 오후 3시, 아산 대행진을 위해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이 아산의 온양온천역 광장을 찾았습니다.

비둘기 관중도 함께해요


출정식을 시작하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인사말에 나선 장명진 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행진이 열리는 이 날이 마침 5일장이 서는 날이라고 말하며 사람은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음에도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식량 자급률이 21%로 떨어진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마이크를 전달받은 천안 역사문화연구회 이용길 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천안에서 발견된 동경대전 목천 계미중춘판 진본의 복사본을 도올 김용옥에게 선물로 주며, 진본의 소유자였던 김찬암 선생의 후손들이 가보로 소중히 전해오던 "진본이 세상에 나온 이 때 우리는 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천안 동면(목천)에서 간행된 것으로 알려진 동경대전 목천판의 복사본을 도올 김용옥(오른쪽) 증정하는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왼쪽)


아산 도보행진은 온양온천역에서 시작해 민회장소인 아산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마무리됐습니다. 도보행진을 함께 준비해주시고 걸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도보행진 후 아산시민연대 박민우 대표의 사회로 아산민회가 시작됐습니다.

아산 옆 천안은 도올 김용옥이 나고 자란 고향입니다. 도올 김용옥은 "천안, 온양, 아산 이쪽 지역은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라며 반가움을 드러냈습니다. 평소 짧은 인사를 전한 뒤 바로 주민 발언을 듣는 것으로 민회를 시작하는 그였지만 이날은 충무공 이순신, 매립 위기에 처한 아산의 걸매리갯벌, 삼강오략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전국 방방곡곡 민회를 다니며 느낀 점들을 고향친구에게 이야기하듯 풀어갔습니다.

발언중인 참석자들

농지 문제가 정확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농업농촌의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산민회 첫 발언자로 나선 장명진 제터먹이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김영삼 정부 당시 제정된 농지법이 농민 이외의 사람들이 농지를 살 수 있도록 열어놔 헌법 121조에 명시된 경자유전의 법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오늘날 농지 잠식을 불러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개발구역 토지의 50%를 확보하면 나머지 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한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산업단지특례법)을 포함해 농민이 농사를 지을 수 없도록 하는 악법이 40개나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 자신도 마을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그가 경작하던 종답이 수용돼 보상금은 다른이가 받고 그는 생계수단이었던 땅만 줄어든 상황이라고 합니다. 한편 아산 인주면의 김재길 농부는 그가 농사짓는 2만 평의 땅 중 2,600평에 대한 직불금만 수령했다고 말하며 농지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나머지 1만 7천 평에 대해서는 그가 농사를 지어도 소작이기 때문에 직불금을 수령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농지 문제는 농촌에 새로 이주해 들어오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죠. 아산 운봉면의 청년농부 이재휘 님은 친환경 청년농부 조직 활동을 하며 만난 청년들이 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땅 문제는 청년들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차제나 국가 차원에서 청년들에게 장기로 땅을 임대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새로운 청년들이 농촌에 유입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농지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소빈 박진도는 농지 전수조사를 주장해 왔습니다. 그는 1950년대 이승만 정권의 농지개혁법을 통한 유상매입 유상분배가 가능했던 이유는 지주의 수가 적기 때문인데, 현재는 지주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아 오히려 지주들의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농지 전수조사도 개벽이라며, 전수조사를 통해 농민이 가지고 있지 않은 땅은 앞으로 농민만이 농사짓도록 하고 임차료도 대폭 낮추는 등의 조치만 취해져도 농민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발언중인 참석자들


한편 아산 도고면에서 참석한 이춘구 농부는 쌀 가격을 물가 상승분만큼만이라도 인상하는 것을 법제화 시켜 달라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대해 소빈 박진도는 "법을 새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가 있는 법을 잘 지켜야 한다"며 2021년 쌀 생산량 증가로 쌀 가격이 하락해 시장격리 요건을 충족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양곡관리법에 따르면 쌀 초과생산량이 생산량의 3% 이상인 경우 또는 쌀 가격이 전년도 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한 경우에 해당하면 수요량을 초과하는 생산량에 대해 정부가 수매(시장격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결단을 내리지 않아 농업계 등의 쌀 시장격리 요구가 이어졌고, 이후 12월 28일 정부가 쌀 20만톤을 2022년 1월 중 시장격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친환경농업과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해 이연재 아산한살림농민재단 사무국장은 친환경 농업이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토양에서의 생물적 순환과 활동을 촉진하며, 농어업생태계를 건강하게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법에 정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친환경 농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로인해 야기된 문제 중 하나로 그는 해마다 반복되는 KTX 천안아산역 지상 주차장 침수 문제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이곳이 매년 침수되는 이유는 "백석동, 불당동, 차암동에 있던 농지가 없어져서"라며 "올해 또 잠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논은 댐과 같은 역할을 해 여름철 폭우가 왔을 때 물을 가둬두어 빗물이 한꺼번에 하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농업은 왜 배우지 않았지?
이런 것들은 필요가 없었나?


아산 풍기동의 윤영숙 님은 그동안 농촌 문제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새롭게 안 사실이 굉장히 많다며, 초·중·고등학교를 다 나와도 생명을 살리는 농업에 대해서는 국영수만큼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농업, 노동, 기술 등을 선택과목이 아닌 정규 교과로 포함하는 교육 대혁명이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아이쿱에서 활동중이라고 밝힌 이정운 님은 농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이해도를 제고하기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 민과 관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정운 님의 발언에 대해 소빈 박진도는 현재 아이쿱이나 한살림 등 생협조직에서 진행하고 있는 체험 수준의 교육을 발전시켜 사람들이 농촌의 일손으로 기여하고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산 좌부동 주민 임경애 님은 시골가서 농사를 지어볼까 생각도 들지만 농업에 뛰어들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불안한 마음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임차제도, 농촌주민 수당 등이 보장된다면 예측가능성 증가로 농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발언중인 참석자들

농촌에 사람이 없다고 하면서 정작 사람에 대한 지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송악동네사람들사회적협동조합의 홍승미 상임이사는 정부가 농촌을 살린다는 명목하에 시설 건립 등 여러 사업을 추진했으나 정작 농촌에 살며 농촌을 지키는 농촌공동체 활동가 등 사람들을 키우는 데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한 마을이 살려면 교육이 살아야 한다며, 송악마을이 만든 마을교육네트워크와 마을돌봄네트워크가 마을 안에서 촘촘한 안전망을 만들어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마을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한편 충남 당진에서 참석한 김학로 님은 농촌살리기에는 가족농 확산이 필수적이라며, 빈 농지를 국가가 임차 또는 수용해 귀농귀촌인들에게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 농어민수당을 지급해 귀농귀촌 인구의 연령을 10년 가량 낮추면 가족농 확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민회 중 소빈 박진도가 농촌 일손부족 문제와 관련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 와서 농민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김학로 님은 "고려인 동포의 특징이 농업에 있다"며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해 농사짓고 살기를 희망하는 고려인 동포를 지원해 농촌도 살리고 이들이 한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번 근본을 성찰하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생하고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아산 선언문을 낭독하는 아산민회 참석자들


아산민회가 끝난 후 모든 참석자들이 다함께 아산 선언문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산 선언문에는 무한경쟁과 생산주의 농정, 성장주의는 더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그동안 희생되어 온 농산어촌이 일터, 삶터, 쉼터로서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첫째, 먹을거리 위기를 극복하는 아산농업의 전환을 선언한다.
둘째, 지역소멸의 위기에서 공동체가 회복되는 살기 좋은 아산 만들기를 선언한다.
셋째,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탄소중립 아산을 실현한다.

- '아산 선언문' 중에서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창원민회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는 1월 19일에는 전국 8도 농산어촌 주민들의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으는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서울행진이 개최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10월 26일부터 12월 15일까지 진행된 모든 지역별 민회 생중계분은 유튜브 '(재)지역재단' 채널에서, 지역별 대행진 결과 요약본은 유튜브 '도올TV'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도올TV릴레이 아산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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