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대행진은 11월 4일 오후 2시부터 원광대학교6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익산 대행진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원광대학교 정문에 들어서면 “원광, 너희는 개벽의 일꾼이어라!”라는 글귀가 보이는데요,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의 발기인으로 함께 해주고 있는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원광대 한의학과 재학 당시 교내 표어 공모전에 응모해서 당선된 것이라고 합니다.
익산 대행진은 도보행진 없이 민회로만 진행됐습니다. 민회 시작 전, 김제민회와 마찬가지로 전주 코끼리유치원의 꼬마농부 친구들이 공연을 해주었습니다. 즐겁게 공연하는 아이들을 보며 참석자들의 얼굴에도 엄마미소, 아빠미소가 번졌습니다. 꼬마농부 친구들에게도 이번 전북지역 민회 공연이 좋은 기억으로 남으면 좋겠습니다.
민회가 시작됐습니다. 익산민회에서는 음식물쓰레기, 취약계층 먹을거리 지원, 전통음식과 같이 소비자와 연관이 깊은 제안이 많았습니다.
강유희 학교급식연대 상임대표는 전국적으로 음식물쓰레기의 약 70% 가량이 가정과 음식점에서 나와 소중한 자원이 소비 단계에서 낭비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자원화, 잉여농산물 나누기 등의 정책과 더불어 학교 현장에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제안했습니다. 임탁균 주민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으나 버려지는 식재료를 취약계층과 연결하는 앱을 개발하여 지방정부가 취약계층 먹을거리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익현 한의사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이 몸에 좋으니 먹으라고 선언 또는 강요를 하기보다는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한편, 농산어촌 개벽을 위한 이 움직임에 한의사, 영양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또한 토종씨앗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힌 신향식 농부는 소비자 단체에서 토종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활동을 기획함으로써 더 많은 농부들이 토종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면 토종씨앗 보급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조금 더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박창신 신부가 농산물 가격 보장을 위한 이중가격제와 모든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의 전환을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북도연맹 소속이라고 밝힌 정충식 주민은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약 82개 법의 모법인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의 중심 내용이 시장 중심 개방농정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오는 11월 17일 발표하기 위해 전농에서 준비중인 농민기본법을 소개해주었습니다.
한편 이학교 전북대 교수는 앞으로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의 동력을 일으켜야 하는 주체는 청년들이라며, 대학생들이 정기적으로 지역에 내려가서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교육부, 산자부 등 여러 정부부처가 함께 만들어 학생들이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거기서 직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대해 박맹수 원광대 총장은 대학 문제의 1차 해결의 주체는 대학의 모든 구성원에게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나라가 수도권대학, 국립대학, 대형대학 위주의 정책으로 일관돼온 점을 지적하고 지역 대학을 살리는 것을 의제화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내년 도입되는 치유농업사 국가자격증과 관련하여 박숙희 사회복지사는 개별 농장들이 개별 프로그램을 가지고 각자도생하는 것보다는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상생의 관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다양성과 전문성을 꾀하는 것을 제안해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발달장애아동을 키우는 학부모가 모여 만든 꽃마을협동조합의 한 학부모는 치유농업의 측면에서 아이들과 함께 3년째 작은 텃밭을 가꾸고 있다고 말하며 국민총행복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이 흐름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옆집의 아이가 우리 아이가 되고 우리 마을의 아이로 길러지는 공동체가 살아 있는 농촌,
귀농귀촌하는 모두를 귀하게 받아주고 안아줄 수 있는 따뜻한 전북 농촌으로의 전환을 우리는 꿈꾼다.
민회를 마친 후 11월 3일과 4일에 있었던 김제, 완주, 익산 민회에서 나온 지역민의 의견을 모아 전북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어섰음에도 행복지수는 감소하고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상대적빈곤율 4위를 차지하며 극빈층의 대부분이 농산어촌에 거주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전북지역의 '삼강오략'을 제안했습니다.
첫째,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전북 농촌으로의 개벽을 선언한다.
둘째, 먹을거리 위기를 극복하는 전북 농업으로의 개벽을 선언한다.
셋째, 지역소멸의 위기에서 공동체 회복을 통한 살기 좋은 전북 농촌으로의 개벽을 선언한다.
- '전북 선언문' 중에서
전라북도 추진위원회는 전북 선언문에서 ”국민이 잘 사는 나라는 국민소득이 높고 소득불균형 또한 높은 기울어진 사회가 아니“라며 농촌주민의 행복권 보장, 공익적 직접지불 확대, 먹을거리 기본법 제정, 농촌주민수당 지급, 농촌주민자치 보장을 주장했습니다.
전남에 이어 전북에서도 무사히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을 마쳤습니다. 내년 1월 19일에 예정돼있는 서울 종합행진까지 민회가 거듭될수록 차곡차곡 쌓여가는 농산어촌 주민들의 지혜를 잘 모아가겠습니다.
11월 19일 수원, 11월 20일 파주에서 경기 대행진이 진행됩니다. 전국 대행진의 지역별 민회는 유튜브 '(재)지역재단' 채널에서 실시간 생중계되며, 지역별 대행진 결과는 유튜브 '도올TV' 채널에서 릴레이 방송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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