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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진 결과

[행진후기] 전남 곡성 대행진(10/27)

by 국민총행복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2021. 11. 1.

전남에서 두번째로 이루어진 곡성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공동체 활동을 되돌아보고, 지역소멸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공동체의 활성화, 민과 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곡성 행진은 '공동체 회복과 지역소멸위기 극복'을 대주제로 먼저 오후 3시, 곡성 신리마을에서 출발해 섬진강을 따라 침실습지까지 걷는 도보 행진이 진행됐습니다. 행진에는 도올 김용옥, 소빈 박진도를 비롯해 지역민 등 30여 명이 참여해 지난해 곡성의 최대 수해지역을 걸으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 기후위기, 지역위기 극복을 위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행진경로인 곡성군 곡성읍 신리마을과 섬진강 유역은 지난해 있었던 기록적인 장마로 심각한 침수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행진 시작 지점인 신리마을 입구에 전시된 사진을 통해 피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행진을 이끈 박웅두 위원은 "침수피해가 발생한지 445일째인데 아직도 해결책 논의가 잘 안되고 있다"며 "(피해가) 작년으로 끝난게 아니라 올해와 내년까지 계속되고 있고, 토질이 변하고 병충해가 생기는 등 2차적인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침수피해지역의 복구와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겠습니다.

지난해 섬진강 유역 수해피해 현장 사진
신리마을 입구(왼쪽)에서 행진 준비 중인 박웅두 위원과 곡성 지역민들(오른쪽)


참가자들은 만장과 각자의 염원을 담아 쓴 손펼침막을 들고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문구라며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國以民爲本 民以食爲天)'라는 세종대왕의 말씀을 새긴 손펼침막을 자랑스럽게 들어보이는 참가자도 눈에 띕니다.

'먹을거리 독립 없이 주권국가 될 수 없다!!',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등의 문구를 적은 손펼침막을 들고 행진한 참가자들


화창한 날 아름다운 침실습지를 걸었습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듯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지만 지난해 있었던 수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침실목교를 건너는 행진단


한 시간 쯤 걸었을까요? 행진의 도착지점인 침실습지에서 김신환 해설가의 섬진강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신환 해설가는 섬진강이 통과하는 11개 시군 중 곡성군을 통과하는 길이가 36km로 가장 길다며 자부심을 보였는데요, 섬진강에 있는 침실습지는 곡성군 오곡면 침곡리의 자연부락 명칭인 침실에서 왔다고 합니다. 침곡리 위치가 좌우측 바람을 막아주어 안락하다는 의미로 잠잘 침(寢), 방 실(室)자를 쓴다고 하네요.

한편 김신환 해설가는 반칠환 시인의 시 <노랑제비꽃>을 인용하며 "노랑제비꽃 하나가 피는데 왜 우주가 필요할까. 이것이 있어야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어지니 저것도 없어진다"며 인간이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 모든 것이 상호의존적인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강물을 정화해주고 다양한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습지를 잘 보존해야 우리도 살 수 있습니다.

김신환 해설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행진단의 모습

 



도보행진 후 섬진강기차마을 로즈홀에서는 '지역공동체 회복방안'을 주제로 만민공동회(민회)가 열렸으며, 중소상공인, 청년사업가, 공무원, 농민, 마을활동가 등 지역민이 참여해 지역 공동체 회복을 위한 제안을 했습니다.

곡성군 추진위원회가 준비한 곡성군 주민활동 모습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지역민들
풍물패(왼쪽)와 구례 생태가수 안혜경(오른쪽)의 공연


먼저 곡성군 추진위원회가 이번 곡성민회를 준비하며 군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 의제에 대한 설문조사(응답자 90명) 결과를 박웅두 위원이 소개했습니다.

설문 결과 지역소멸 위기의 원인이 지방소외정책에 있다고 36.0%의 응답자가 답했습니다. 이 위기의 극복 방안으로는 지역민들의 소득을 지지하는 기본소득 또는 수당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43.4%, 일자리 확충이 29.2%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곡성군이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곡성의 응답자들은 곡성형 기본소득정책(40.1%), 청년자립지원(33.7%), 환경친화적 개발(14.6%)을 꼽았습니다. 청년이 곡성을 떠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74.4%가 일자리 확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그밖에 공공주택 지원 등 주택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응답이 있었습니다.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민회 주요제안으로 노계숙 가랑드 대표(지역경제 부문)는 민과 관을 연결하는 '민 주도형 플랫폼'을 만들어 소상공인을 돕자고 주장했습니다. 김진우 청년창업가(청년정착 부문)는 청년의 지역 정착을 위한 방안으로 주거환경 개선, 청년의 6차산업 진출 활성화, 정규교육과정에서의 농업교육 강화를 제안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동현 미실란 대표(기본소득 부문)는 농의 다원적 기능과 농민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는 점과 지역의 중소기업 활성화와 주거문제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장영배 곡성마을넷 사무국장(지역자치 부문)은 곡성의 은퇴자 마을인 '강빛마을'의 사례를 통해 공동체가 스스로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구성원들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소개하며 공동체 활동을 통해 만들어내는 정책들이 실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노계숙 가랑드 대표, 김진우 청년창업가, 이동현 미실란 대표, 장영배 곡성마을넷 사무국장


만민공동회에 참석한 지역민들의 자유발언 시간에도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졌습니다. 곡성농민 정홍균 농부는 "농업정책을 중앙집중식에서 지역맞춤형으로 전환해서 지역 농업 현안에 맞는 농정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강채구 심청골짝나라학교 대표는 '3대가 사는 마을'을 만들어 지역을 아는 아이들을 키워낼 방법을 적극적으로 구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나온 곡성군 지역민의 이야기를 모아 곡성 선언문으로 엮었습니다. 곡성 선언문은 정홍균 농부, 박경희 교사, 손호진 학생이 낭독해주었습니다.

하나, 주민자치회의 활성화와 법제화를 실현한다.
하나, 지역교육을 재정립하여 마을교육 생태계를 복원한다.
하나, 친환경 생태농업으로의 전환을 실현한다.
하나, 농민·농촌 기본소득을 실현한다.

- '곡성 선언문' 중에서

왼쪽부터 소빈 박진도, 정홍균 농부, 박경희 곡성 1318 해피존 교사, 손호진 곡성교육참여위원회 학생, 도올 김용옥


곡성 지역행진을 기획, 추진한 곡성대행진추진위원회는 이번 대행진을 기점으로 주민자치와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민관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갈 예정이며,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발전시키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꾸준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곡성민회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1월 3일 김제, 11월 4일 완주와 익산에서 대행진이 진행됩니다. 전국 대행진의 지역별 민회는 유튜브 '(재)지역재단' 채널에서 실시간 생중계되며, 지역별 대행진 결과는 유튜브 '도올TV' 채널에서 릴레이 방송 예정입니다.

 

도올TV릴레이 곡성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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